“정말 뛰어난 어깨를 가진 선수라 말하고 싶다.”

 “정말 뛰어난 어깨를 가진 선수라 말하고 싶다.”

지난해 3월이었다. 2024년 1라운드 전체 2순위 신인 우완 투수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은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도 전에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를 서울에서 치르게 됐고, 두 팀이 결전에 앞서 몸을 풀 수 있는 평가전 상대가 필요해 KBO가 ‘팀 코리아’를 소집했다. 팀코리아에는 김택연을 비롯해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 가능성이 큰 어린 유망주들로 꾸려졌다.

당시 19살 무명투수였던 김택연은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까지 발칵 뒤집어놨다. 김택연은 다저스와 평가전에 구원 등판해 다저스 주축 타자인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3)와 제임스 아웃맨(28)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담대한 투구를 펼쳤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시즌 33홈런, 빅리그 통산 192홈런을 자랑하는 거포로 올겨울 다저스와 3년 6600만 달러(약 965억원) 계약에 성공한 정상급 타자다.

미국 언론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경기 뒤 김택연을 인상적인 선수로 꼽자 더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6회에 등판한 투수(김택연)가 기억에 남는다. 아웃맨이 말하기를 ‘그의 공이 엄청났고 구속은 91마일(146km)이었지만 마치 95~96마일(153~154km)처럼 보였다’고 하더라. 정말 뛰어난 어깨를 가진 선수라고 말하고 싶다”고 감탄했다.

김택연은 국내외 언론이 조명한 선수답게 재빨리 무명의 꼬리표를 뗐다. 데뷔 시즌에 두산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60경기에서 3승, 19세이브, 4홀드, 65이닝, 평균자책점 2.08로 맹활약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지난 4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내야수 김혜성(26)이 있다. 김혜성은 포스팅 마감 시한을 눈앞에 두고 다저스와 3+2년 최고 2200만 달러(약 321억원) 조건에 사인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언론은 김혜성과 다저스의 연결고리를 서울시리즈에서 찾았다. 당시 로버츠 감독이 “한국 야구 중에서는 2루수(김혜성)가 돋보였다. 타격이 좋고 수비할 때 움직임도 좋았다”고 칭찬했던 것.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로버츠 감독이 우리 스카우트가 그 2루수(김혜성)를 좋아한다”고 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다저스가 서울시리즈 한 경기를 김혜성의 전부를 평가하진 않았겠지만, 조금 더 선수를 눈여겨보는 계기는 충분히 될 수 있다. 파워볼사이트

허구연 KBO 총재는 2025년 신년사에서 ‘리그 경기력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허 총재는 2022년 3월 부임했을 때부터 국가대표팀 교류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다른 나라의 수준 높은 선수들과 계속 부딪히면서 세계 야구는 어떤지 선수들 스스로 느낄 기회가 늘어야 한다는 것. 또 서울시리즈에서 김택연과 김혜성이 조명을 받은 것처럼 뛰어난 국내 선수를 세계에 알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허 총재는 “2024년 국가대표팀의 일관된 비전과 브랜드 구축을 목표로 기획된의 일환으로 국가대표팀 교류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철저히 대비하여 국제 대회에서의 성적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KBO는 지난해 서울시리즈 평가전, 쿠바와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울산-KBO 폴리그 등을 개최했다. 울산-KBO 폴리그는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 멕시칸리그 연합팀(팀 LMB), 중국 장쑤 휴즈홀쓰, 쿠바 대표팀과 LG 트윈스,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독립리그 올스타 등 국내 5개팀이 출전한 교육리그였다.

허 총재는 “지난해 시작된 KBO 국제 교육리그를 운영하여 유망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하고 해외 야구 사무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미래 야구 인재 발굴과 글로벌 야구 생태계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한국 야구는 WBC, 프리미어12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생각보다 높은 세계야구의 벽에 놀랄 때가 많았다. 허 총재의 구상대로 국제대회 외에도 다른 나라 대표 선수들과 교류할 기회가 늘어나면 선수들의 시야를 넓히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지난해 KBO MVP 김도영(21)은 2024 프리미어12 대회에 나서면서 자신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다. 김도영은 대회 5경기 타율 0.412, 3홈런, 10타점, OPS 1.503으로 맹활약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숙제 같은 것도 많았다”며 더 발전하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KBO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일본과 교류전을 추진하는 등 김도영의 사례처럼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여러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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